질문: 제가 세를 준 상가에서 임차인이 성매매 영업을 하다 단속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임대인인 저도 성매매처벌법의 처벌 대상이 됩니까? 된다면 언제부터 문제가 됩니까?
건물을 빌려준 사실만으로 바로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판단의 중심은 임대인이 그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와 알게 된 뒤에 무엇을 했는지입니다. 계약 당시에 몰랐더라도 단속 통지 등으로 알게 된 뒤 아무 조치 없이 임대를 이어 가면 그때부터 규율 대상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판단 기준과 지금 할 일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접수: 어떤 상황인가
이번 질문은 상가 건물의 한 층을 빌려준 개인 임대인의 사례로 정리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임차인은 계약서상 마사지업 용도로 들어왔고, 임대인은 매달 월세만 받았을 뿐 영업장 안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다 수사기관이 단속한 뒤 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임대인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연락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질문에서 따질 대상은 성매매를 한 사람이나 업주가 아닙니다. 영업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건물 제공자가 법의 규율 대상에 포함되는지, 포함된다면 그 경계가 어디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보호처분과 형사처벌의 관계, 광고 행위의 범위, 추징액 계산은 이미 다른 글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인식 시점과 인식 이후의 행동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만 집중합니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정리할 사실은 세 가지입니다. 계약 당시 임차인이 밝힌 업종, 임대인이 영업장을 확인할 기회가 실제로 있었는지, 단속 사실을 처음 전해 들은 날짜입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어야 뒤에서 설명하는 기준을 자신의 사건에 맞추어 볼 수 있습니다. 건물 관리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두었다면 관리인이 이상 정황을 언제 접했고 그 내용을 임대인이 언제 전달받았는지도 따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검토: 법은 건물 제공을 어떻게 정의하나
성매매처벌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다음 세 가지로 나누어 규정합니다. 임대인과 관련되는 부분은 나목과 다목입니다.
- 가목: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 나목: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입니다.
- 다목: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입니다.
다목은 두 가지 요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자금·토지·건물을 제공하는 객관적 행위이고, 둘째는 그것이 성매매에 쓰인다는 사실을 아는 주관적 인식입니다. 임대차 계약 자체는 적법한 거래이므로 첫째 요건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인식이 생긴 뒤에도 건물을 계속 쓰게 하면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될 수 있습니다. 문언이 "알면서"라고만 적고 있으므로 계약을 맺는 시점에만 한정해 보기는 어렵고, 제공이 계속되는 동안 인식이 생긴 경우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됩니다.
나목의 장소 제공은 임대인이 객실이나 공간을 직접 내주거나 이용 시간을 관리하는 등 영업에 더 가까이 관여하는 경우에 문제됩니다. 일반적인 상가 임대인이라면 다목이 주로 검토됩니다. 또한 형사법의 일반 원칙상 고의는 확정적으로 아는 경우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알고도 받아들인 경우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 과정에서는 임대인이 받은 민원, 비정상적인 영업시간이나 출입 형태,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 같은 정황을 함께 살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어떤 정황이 인식으로 인정되는지는 개별 사건의 증거에 따라 판단되며, 이 글에서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적용 예시로 두 임대인을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한 임대인은 이웃 점포로부터 늦은 밤 출입이 잦다는 민원을 받고도 영업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임대인은 같은 민원을 받은 뒤 임차인에게 영업 내용을 문의하고 그 답변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민원만으로 곧바로 인식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의 임대인은 그 뒤의 경위를 설명할 자료가 부족하고, 뒤의 임대인은 당시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몰랐는지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검토: 알게 된 시점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나
같은 임대인이라도 인식 시점과 이후 행동에 따라 법적 평가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 비교는 조문 구조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실제 결론은 증거와 수사기관·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계약 당시부터 성매매 영업을 알았던 경우: 처음부터 다목의 두 요건이 갖추어지므로 규율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 계약 뒤 단속 통지 등으로 알게 되었는데 아무 조치 없이 임대를 계속한 경우: 알게 된 시점 이후의 제공이 다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 알게 된 직후 해지 통보, 명도 요구 등 제공을 끝내려는 조치를 한 경우: 성매매에 쓰이도록 계속 제공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 끝까지 알지 못했고 그런 정황도 없었던 경우: 주관적 요건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다목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어느 경우에 가까운지 확인하려면 날짜를 한 줄로 나열해 보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계약일, 처음 이상 정황을 접한 날, 단속 사실을 전해 들은 날, 해지 통보를 보낸 날을 순서대로 적으면 어느 구간의 임대가 쟁점이 될 수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상 정황을 접한 날과 단속 사실을 들은 날 사이가 길다면 그 기간에 무엇을 확인했는지가 함께 질문될 수 있으므로 기억나는 내용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처벌 수준은 성매매처벌법 제19조가 정합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은 이를 영업으로 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임대인에게 어느 항이 적용되는지는 반복성과 계속성, 수익 구조 등 사건 사실에 따라 판단됩니다.
재산상 불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성매매처벌법 제25조는 이 법의 일정한 죄를 지은 사람이 그 범죄로 얻은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처벌 대상으로 인정되면 인식 이후 받은 임대료가 이 범위에 포함되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어느 기간의 임대료가 대상이 되는지는 인식 시점을 어떻게 인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처음부터 시점을 입증할 자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내: 지금 할 일
단속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 그날이 인식 시점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래 항목은 임대를 계속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객관적인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순서입니다.
- 단속 사실을 알게 된 날짜와 경로(연락한 사람, 문자, 통지서 등)를 기록해 둡니다.
- 임차인에게 성매매 영업 중단과 계약 해지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발송 기록이 남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 임대차 계약서의 용도 제한 조항과 해지 사유 조항을 확인합니다.
- 해지 통보 뒤에도 영업이 계속되면 수사기관에 그 사실을 알리고, 신고한 날짜를 기록합니다.
- 명도 절차가 길어지는 경우에는 그 과정에서 주고받은 문서를 모두 보관합니다.
- 수사기관의 출석 요청을 받으면 진술하기 전에 변호인과 상담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해지 통보서에는 감정적인 표현보다 사실과 요구 사항을 차례로 적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단속 사실을 알게 된 경위, 계약서상 용도와 다른 영업이 이루어진 점, 영업 중단과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는 뜻, 건물을 비워 달라는 기한을 순서대로 적으면 됩니다. 임차인과 전화나 대면으로 합의한 내용이 있다면 그 내용을 문서로 다시 보내 확인받아 두어야 나중에 합의 여부를 두고 말이 엇갈리지 않습니다.
수사와 기소 실무, 범죄수익 환수 업무는 대검찰청 누리집에서 공개하는 기관 안내와 자료를 통해 큰 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매매처벌법은 법무부 소관 법률이므로, 법령의 소관 정보와 정책 안내는 법무부 누리집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두 기관의 일반 안내는 개별 사건의 결론을 대신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사건에 적용할 때는 전문가의 검토를 함께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안내: 준비해 둘 자료
수사기관이 임대인에게 확인하는 사항은 대체로 계약 경위, 임대료 수준, 영업 내용을 알게 된 시점, 알게 된 뒤의 조치로 정리됩니다. 아래 자료를 미리 모아 두면 사실관계를 순서대로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임대차 계약서 원본과 특약 사항입니다.
- 계약 체결 당시 임차인이 밝힌 업종과 이를 확인한 자료입니다.
- 임대료 입금 내역과 주변 시세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 입주 기간 동안 받은 민원이나 관리인 보고 기록입니다.
- 단속 사실을 알게 된 경위를 보여 주는 문자, 통화 기록, 통지서입니다.
- 해지 통보서와 발송·수령 증빙, 명도 관련 문서입니다.
- 수사기관 신고 기록이나 상담 일자를 적은 메모입니다.
자료는 날짜 순서로 묶고, 각 자료가 어떤 사실을 보여 주는지 한 줄씩 메모를 붙여 두면 진술 과정에서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원본은 직접 보관하고 요청을 받으면 사본을 내는 방식을 택하면 이후 절차에서도 같은 자료를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처벌을 면하게 해 주는 서류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보여 주는 기록입니다. 특히 알게 된 날과 조치를 시작한 날 사이의 간격이 짧을수록 계속 제공할 의사가 없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이 글은 성매매처벌법 조문 구조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사건의 결론이나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인식 여부를 다투는 방식과 범위가 증거에 따라 달라지므로, 수사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변호인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